
하나와 둘-준규에게/최하연
나는 세상의 첫 바람을 만져볼 것이다
텅 빈 옥상에 앉아
허공에 매단 허공의 종을 두드리면
햇살 아래 시인이 하나
젖가슴은 존엄하다
발등에 떨어진 바람의 비늘을 주워 들고
한 번 깨물면 세상 모든 창이 흔들리고
씹히는 것마다 흑백이다
바람은 눈꺼풀을 달지 않고 태어났다
2013-06-1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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