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 FTA 폐기 논의” 또 압박… 靑 “폐기까지 대비”

트럼프 “한·미 FTA 폐기 논의” 또 압박… 靑 “폐기까지 대비”

입력 2017-09-03 22:28
수정 2017-09-0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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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이번 주부터 검토” 보도

유리한 협상 위한 엄포성 분석
靑 “발언 진의부터 파악할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여부를 다음주부터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허리케인 ‘하비’ 피해를 당한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FTA 폐기 준비를 논의했으며 다음주 무언가 조처를 취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 매우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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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와 함께 2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한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NRG 센터 임시대피소를 찾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참모들에게 ‘한·미 FTA 폐기 준비를 지시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와 관련해 “폐기 여부를 다음주부터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휴스턴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와 함께 2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한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NRG 센터 임시대피소를 찾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참모들에게 ‘한·미 FTA 폐기 준비를 지시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와 관련해 “폐기 여부를 다음주부터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휴스턴 AFP 연합뉴스
이는 전날인 1일 트럼프 행정부가 단순히 한·미 FTA 일부 수정이나 재협상을 넘어서 FTA 폐기를 준비 중이라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를 사실상 확인해 준 셈이다. 미 무역전문지 ‘인사이드 US 트레이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5일 한·미 FTA 폐기 절차를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게리 콘 수석 경제보좌관 등 백악관 참모진 대부분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한국 정부를 고립시켜서는 안 된다”며 한·미 FTA 폐기를 반대하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FTA 폐기’ 발언에 나선 이유는 실제로 폐기를 위해서라기보다는 협상을 미국에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압박성’ 카드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내 정치, 대북 문제 등에서도 자신의 입장을 수차례 바꾼 적이 있어 이번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기보다는 진짜 속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재협상이 난항을 겪자,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합의가 실패한다면 미국은 나프타를 탈퇴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사회 우려에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한 전력이 있어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도 극단적인 선택을 내릴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발언의 진의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한·미 FTA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부터 발언해 온 것인 만큼 협상이 안 되면 폐기하는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고 대비하는 게 정부의 자세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과의 교역에서 무역적자가 심화하고 있다’면서 ‘한·미 FTA 개정이 시급하다’고 트위터 등을 통해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 왔다.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FTA 재협상을 공식화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7-09-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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