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도 글로벌 경쟁해야” 통상임금 에둘러 비판
국산 중형 세단 최초로 디젤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한국GM의 쉐보레 말리부 디젤이 여세를 몰아 ‘디젤 명가’인 독일 폴크스바겐과 BMW에까지 도전장을 낼 전망이다.한국GM 마크 코모 영업·마케팅 부사장은 19일 강원도 강릉시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고객 75∼100명 정도를 초청해 말리부 디젤과 폴크스바겐 파사트, BMW 520d를 비교 시승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4월 26일로 예정된 이 행사에서는 특히 디젤차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소음·진동 부분에 대해 집중적인 비교 점검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와의 비교 시승을 제안한 것은, 신차에 대한 한국GM의 자신감과 기대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한국GM의 한 관계자는 13일 출시 이후 일주일 남짓한 기간에 말리부 디젤 2천여대가 팔렸다고 귀뜀했다.
한편 코모 부사장은 임팔라 등 다음 주자로 꼽히는 신차의 출시 계획에 대해서는 “임팔라는 미국에서 기대 이상으로 큰 성공을 거뒀고, 한국에서도 잘 팔릴 가능성이 크다. (도입) 기회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라고만 말했다.
미국내 출시한 하이브리드카 말리부 에코나 차세대 전기차 등의 도입 시기를 묻는 질문에 “한국 시장은 수요가 불충분해 시기상조”라고 답변해 당분간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시행한 희망퇴직과 통상임금 논란, 한국GM의 쉐보레 유럽 철수 비용 부담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코모 부사장은 “쉐보레 유럽 철수가 확정된 상황에서 GM이 한국에 영원히 머무르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조정이 필요했다”면서 “우리가 성장한다면 얼마든지 재조정(고용 창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이고,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해야 한다. 최근 몇년간 한국내 인건비가 올랐고 통상임금 건으로 부담이 더 커질 텐데 인건비 역시 글로벌 경쟁에서 예외가 아니다”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유럽 철수 비용 6천644억원에 대해서는 “쉐보레 유럽 판매법인 15곳을 운영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한 한국GM이 부담하는 게 맞다”고 본사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GM 부임 8개월째를 맞은 코모 부사장은 “현대·기아차만 바라보던 고객들이 쉐보레를 재발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그는 “(전임지) 캐나다에서는 GM이 현대차처럼 시장을 주도하지만 나는 10년간 아시아 근무를 요청한 끝에 한국에 왔다”면서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한국 시장에서 내가 가진 노하우를 공유해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한국GM은 지난 2월 새로운 광고를 론칭한 데 이어 소셜미디어를 주축으로 하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쉐보레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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