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영향은
미국 애플의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가 24일(현지시간) 전격 사임을 선언하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도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마트 기기를 둘러싸고 국내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잡스의 갑작스러운 사임이 일단은 호재가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재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잡스의 사임이 국내 업체들에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에 호재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어느 정도의 파급효과가 있을지는 정확한 상황 파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애플이 잡스의 부재에 대비해 상당 기간의 차기 제품군을 준비해 놓았다고는 하지만, 잡스가 없는 애플의 제품을 소비자들이 좋아할지는 의문”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애플에 실망을 느끼게 된 고객이 삼성이나 LG 등 경쟁사의 제품에 눈을 돌릴 수도 있다고 본다.”고 예측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잡스가 애플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고려하면 한국의 스마트 기기 업체들에는 잡스의 사임이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보다도 더 큰 호재”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잡스의 사임이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결과로 나타난 것인지, 아니면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건강 악화 등으로 갑자기 나온 것인지를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잡스의 퇴진이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과의 소송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업계에선 이미 소송전에서 애플과 삼성 양측이 벌여놓은 게 워낙 많은 까닭에 잡스의 퇴진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있기도 하다. 한 관계자는 “애플의 최종 목표가 삼성과 특허 공유 계약을 맺어 향후 클라우드 기반의 가전 시장 진출 시 걸림돌을 없애려는 것인 만큼 온건한 성격의 새 CEO가 소송을 더 크게 벌이지는 않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1-08-2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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