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1년 원전 생태계 정상궤도로…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
이달부터 2조원 보조기기 발주 시작올해 3.5조 대규모 원전 일감 공급 추진
SMR 등 원전 초격차 기술에 2조 투입
2030년까지 석박사 등 4500명 육성
중소기업 등에 실무인력 2500명 지원
이창양, 업계 간담회 “예측가능한 정책”

경남 창원 두산 에너빌리티에서 15일 열린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임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뒤편으로 원자로 몸체의 형상을 만드는 1만 7000t의 대형 프레스 기기에서 시연이 이뤄지고 있다. 창원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경남 창원 두산 에너빌리티에서 15일 열린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에서 원자로 몸체의 형상을 만드는 1만 7000t의 대형 프레스 기기에서 시연이 이뤄지고 있다. 창원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尹 “신한울 3·4호기 건설 신속 재개”
정부, 원전 R&D·인력양성 계획 발표
李 “무리한 탈원전이 한전 적자 야기”
“전기요금 해결, 원전 생태계 복원 중요”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열린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과 원전 생태계 간담회에 참석해 지난 1년간 원전 정책 정상화 성과를 점검하고 이런 내용이 담긴 원전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착수식에서 “이날 오전 무거운 마음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결정하고 창원에 내려왔다”면서 “지난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한국전력의 적자가 천문학적으로 누적됐고, 결과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 두산 에너빌리티에서 15일 열린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에서 원자로 몸체의 형상을 만드는 1만 7000t의 대형 프레스 기기가 위아래로 움직이며 작업을 하고 있다. 창원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경남 창원 두산 에너빌리티에서 15일 열린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에서 원자로 몸체의 형상을 만드는 1만 7000t의 대형 프레스 기기 시연이 이뤄지고 있다. 창원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그러면서 “지난 1년이 침체된 원전 산업에 새 활력을 불어넣는 회복의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기술 고도화와 경쟁력 강화를 통해 미래도 함께 준비해야 하는 시기”라면서 “차세대 원전 기술인 SMR 시장 선점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노력하고 원전 수출에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단조공장에서 열린 착수식에서는 열처리공장에서 나온 1000도가 넘는 원자로의 몸체에 해당되는 벌겋게 달궈진 제품이 1만 7000t의 대형 프레스가 위아래로 움직이며 형상을 만드는 과정이 시연됐다. 철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찜질방 같이 후끈한 열기가 내부에 퍼졌다. 마치 거대한 망치가 쇠를 두드리듯 모양을 만들어가는 모습이었다. 뜨거운 몸체에서 쇳조각이 떨어지자 아래쪽에서 불이 타올랐다. 한국형 원전(APR1400)의 몸체 지름은 5m, 높이 15.5m, 두께는 30㎝에 이른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 전면 폐기와 원전 산업 생태계 완전 복원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하며 취임 직후 지난해 6월 직접 주재한 원전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원전 생태계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게 적극 지원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정부는 원전 생태계 복원과 정상화를 넘어 원전 산업의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경남 창원 두산 에너빌리티에서 15일 열린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축사에서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한국전력공사의 적자와 전기요금 인상을 언급하며 원전 생태계의 신속한 복원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창원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계약 체결식’에서 이창양(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황주호(오른쪽)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경북 울진군 북면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에 있는 신한울 1·2호기 전경. 2000년 장기전력수급계획에 따라 건설이 확정된 뒤 22년 만인 이달 7일 상업운전을 본격 가동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원전 2개 호기에는 349㎞에 달하는 배관과 서울-부산 경부고속도로를 왕복 10회를 오가는 거리에 해당하는 8872㎞의 케이블이 설치된다. 원전 제작에 필요한 철근은 총 17만 5000t으로 롯데월드타워를 짓는데 들어가는 철근의 40배에 달한다.
SMR 핵심기술 2028년 표준인증
4세대 원자로·값싼 원전 수소 개발
현지 맞춤형 수출 원전기기 개발
탈원전 5년 인력 2천명 넘게 이탈산업부는 또 초격차 원전 경쟁력 기술 확보를 위해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전 시장 선도를 위한 기술개발과 원전 밸류체인 디지털 통합관리 등에 향후 5년간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안전성과 수용성, 경제성이 강화된 SMR 핵심기술은 2028년까지 표준설계인증을 받은 뒤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까지 소듐냉각고속로(SFR), 초고온가스로(VHTR) 등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안전성이 향상된 4세대 원자로 핵심 기술도 확보한다.
한국형 원전(APR) 해외 수주를 위한 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도 마련했다.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기 위해 유럽 등 잠재 수출대상국 규제요건 충족기술을 개발하고, 2027년까지 5조원 규모의 기자재 수출 확대를 위해 수요국 노형 맞춤형 원전기기 개발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IAEA 로비에 전시된 한국형 SMR 원자로 모형 살피는 한덕수 국무총리
유럽을 순방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오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빈 국제센터(VIC) 내 국제원자력기구(IAEA) 로비에 전시된 한국형 SMR(소형 모듈 원전) ‘스마트’의 모형을 보며 라파엘 그로시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3.5.1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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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모듈원자로 안전규제 방향 선포식
18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SMR(소형모듈원자로) 안전규제 방향 선포식에서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SMR 안전규제 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3.4.1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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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산업 재도약을 이끌어갈 우수 인력 양성에도 총력전을 펼친다. 정부는 탈원전 기간 동안 인력 이탈과 원자력 전공 입학생의 지속적인 감소로 현저히 부족해진 인력을 바로잡기 위해 대학·대학원을 중심의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등 2030년까지 4500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2017년 탈원전 이후 원자력 전공 입학생은 5년 만에 5분의 1이 넘는 21.6%가 감소했고 원전업계 인력도 2000명 이상 줄었다. 산업부는 원전 시장 확대에 따라 2030년 인력 수요는 5만 1500명, 수요 대비 공급은 45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5년간 가동을 멈추고 버텼던 업체들은 다시 살아났지만 65개 업체는 폐업했다”면서 “저희 회사에서도 명예퇴직 등을 통해 5000명에 달했던 인력이 3000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비해 차세대 원전 등 고급인력 수요 증가를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석·박사급 고급인력 1000명과 학사급 전문인력 1000명을 양성하고 차세대 원전 융합대학원, 원전 수출 특성화 과정 등도 신설한다. 아울러 중소·중견기업의 안정적인 인력수급을 위해 원전기업에 대한 인턴십·정규직·재취업 등 취업 지원을 통해 현장 맞춤형 실무인력 2500명 공급을 지원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2023년도 제1차 통상산업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李 “예측가능한 정책으로 기업 뒷받침”이날 이창양 장관 주재 원전업계 간담회에서는 한수원 등에 기자재를 공급하는 10개 협력업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업계는 “정부의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와 일감 공급으로 다시 도약할 기회를 얻었다”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창출과 기술개발, 인력 유입이 원활해야 경쟁력 있는 원전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기기 중소협력업체 대표는 “신한울 3·호기 주기기 제작에 참여하게 되면 해당 소재의 전량 국산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조기기를 납품해온 한 중견기업 대표는 “국내 원전뿐 아니라 해외시장과 미래 SMR 등에 납품할 기회가 계속 제공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세계 주요국들이 복합적인 에너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대안의 하나로 원전에 집중하고 있고 SMR 등 미래 원전시장에 대한 경쟁도 치열하다”면서 “해외 원전 수주와 기자재 수출 지원을 통해 일감을 창출하고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을 포함한 예측가능한 원전 정책과 지원으로 기업을 뒷받침하겠다”고 답했다.

경북 울진군 원자력발전소 신한울 1호기(사진)가 지난 7일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11일에는 전남 영광군 한빛 4호기가 재가동에 들어갔다. 서울신문DB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22일 오전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열린 원전산업 협력업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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