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 특수..은행권도 잰걸음

이란발 특수..은행권도 잰걸음

유영규 기자
유영규 기자
입력 2016-05-03 17:32
수정 2016-05-0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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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조원의 돈줄을 마련하라.’

수교 54년 만에 첫 대통령 국빈방문으로 물꼬를 튼 이란 경제 외교를 현실화하고자 은행권이 잰걸음을 걷고 있다. 간만에 열린 중동특수지만 안정적인 재원조달이 없다면 자칫 양국 정상 간 약속이 서명에 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일 두 정상이 이례적으로 ‘한국 은행의 역활론’을 강조한 배경이기도 하다.

산업은행은 지난 2일 향후 금융기관의 협력의 키를 쥔 이란 중앙은행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3일 산은은 이란 산업개발 및 민영화사업을 총괄하는 정부기관 이란산업개발재건기구(IRDO) 및 현지 대표 상업은행인 멜랏은행과 각각 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산은은 이란 프로젝트의 금융지원을 위한 첫 포석을 마련했다. 이란을 방문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자사 개발금융 노하우와 프로젝트파이넨스(PF) 역량을 소개하며 “국내 수출신용공여기관과 협력해 이란 경제발전을 위한 프로젝트에 실질적 금융지원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수출입은행도 이란 정부와의 금융협력과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도울 150억 달러 규모의 금융패키지를 마련했다. 금융패키지는 수출금융 기본여신약정 90억 달러, PF 방식 협조융자 45억 달러, 전대금융(이란은행을 통한 간접 대출)등 15억 달러로 구성된다. 수은도 지난 2일 이란 중앙은행과 90억 달러 규모의 수출금융 기본여신약정 계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수출금융 기본여신약정은 이란이 정부보증 형식으로 외자를 도입해 국책사업을 수행할 때 자주 쓰는 방식이다. 기본여신약정은 첫 금융지원 대상은 이란 병원건설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은은 현지 보건의료교육부와 총 사업비 20억 달러 규모의 병원건설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우리은행도 국내 은행으로는 최초로 이란 테헤란에 사무소를 신설하고 이란 2위 은행인 파사르가드와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우리은행은 파사르가드를 통해 현지 시장의 정보를 얻고 현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란은 여전히 달러 거래가 불가능한 국가로 유로결제를 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중계할 금융기관이 없는 상황”면서 “또 우리가 수입한 물자를 그대로 이란으로 수출하는 중계무역도 불가능하다는 점도 커다란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두가지는 이란 특수를 챙기기 위해 정부가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고 덧붙였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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