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너마저’…현대차그룹 노사 갈등 비상

‘기아차 너마저’…현대차그룹 노사 갈등 비상

입력 2015-09-17 09:38
수정 2015-09-1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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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이어 기아차도 파업 찬반 투표 가결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 노조마저 파업 찬반 투표를 가결함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현대차그룹에 있어 양대 축인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이들 계열사 노조와 임단협이 원활히 마련되지 않으면 올해 하반기 경영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 난항을 이유로 파업을 결의한 데 이어 전체 조합원 3만4천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해서 전날 통과시켰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10일 소하리공장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발생을 결의한 뒤 11일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다. 기아차 사측과 노조는 지난 9일까지 8차 본교섭을 거치며 추석 전 타결을 꾀했지만 이렇다 할 합의를 내지 못하자 이번에 노조가 쟁의를 결의한 것이다.

기아차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갈 경우 4년 연속 파업을 벌이는 셈이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5만9천900원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도 지난 9일 전체 조합원 4만8천585명을 대상으로 벌인 파업 찬반투표에서 69.75%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노조가 제기한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려 노조는 합법 파업을 할 수 있다.

현대차 사측은 기본급 7만9천원(호봉승급분 포함, 영업직은 별도 논의) 인상, 성과금 300% + 2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다.

또 회사는 주간연속 2교대제 근무시간 단축과 관련해 현재 1·2조의 8시간+9시간 근무를 8+8시간으로 바꾸기 위해 생산량 보전 차원에서 근무자의 배치 전환을 제안했다. 통상임금 분야에서는 상여금 570%를 기초급으로 전환하는 안을 냈다.

현대차 노조는 제시안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졸속안이며 대승적으로 결단해 추가 안을 내라”고 촉구했다.

이와 달리 쌍용자동차, 르노삼성, 한국GM 등 나머지 국내 완성차 업체는 올해 임단협을 모두 마무리한 상황이다.

쌍용차는 지난 7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통과돼 2010년 이후 6년 연속 무분규 교섭의 전통을 이어갔다. 르노삼성차도 지난 7월 호봉제 폐지를 통한 인사제도 개편, 임금피크제 및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도입에 합의했다. 한국GM도 기본급 8만3천원 인상과 격려금 65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협상을 끝냈다.

문제는 국내 완성차 업계를 둘러싼 대내외 경영 환경이 예년과 달리 그리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맏형격인 현대차의 올 상반기 실적은 매출 43조7천644억원, 영업이익 3조3천38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4%와 17.1% 줄었다. 당기순익은 3조7천73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8% 감소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241만5천777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33만5천364대를 판매했다. 해외시장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줄어든 208만413대를 팔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달러화 대비 원화 약세에도 유로화를 포함한 기타 통화 대비 원화가 큰 폭의 강세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상반기보다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상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전했다.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23조6천188억원, 영업이익 1조1천642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1.5%와 22.8%가 감소했다. 당기 순익은 1조6천497억원으로 13.2% 줄었다.

현대차그룹의 최대 시장 중의 하나인 중국에서는 토종 업체에도 밀리는 형국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에도 매달 10% 선을 꾸준히 유지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1월 8.8%에서 2월 9.9%, 3월 10.1%로 꾸준히 상승한 뒤 4월에도 10.0%를 나타냈다. 그러나 5월부터 가파른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연간 점유율 10% 달성도 힘들어진 상황이다.

이런 실적 악화는 중국의 토종 업체들이 최근 들어 판매가를 대폭 낮춰 현대차 등 해외 브랜드에 비해 30∼40% 싼값에 차량을 내놓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토종 업체들의 차량 품질이 부쩍 향상되고 있어서 현대차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브랜드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3분기부터가 자동차 판매가 급격히 늘어나는데 노사 갈등이 오래되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자동차 산업의 비중을 볼 때 국내 경기 전반에도 파급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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