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혈액서 메르스 유전자 검출…”기존검사 보완가능”
혈액에서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메르스 감염자 진단법을 보완하는데 쓸 수 있을 전망이다.박경운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는 1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감염자의 혈액에서 핵산증폭법(PCR)으로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폐를 공격하기 때문에 감염자의 혈액에서 얼마나 빨리, 효과적으로 바이러스가 검출되는지는 지금까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박 교수는 “우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메르스 감염자의 혈액 검체를 PCR로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면서 “객담이 없거나 채취하기 힘든 의심환자의 경우 혈액에서 PCR로 메르스 유전자를 확인, 메르스 진단에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메르스 확진법은 의심환자의 가래(객담)를 채취해 바이러스 유전자의 상위 E유전자(upE), ORF1a, ORF1b, N유전자 등을 PCR로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거듭된 음성 끝에 양성으로 확진되거나 음·양성이 뒤집혀 확진시기가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 메르스 유행 초기에 검사결과가 몇 차례 뒤집히면서 감염자가 지역사회로 노출돼 확산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박 교수는 “검사 결과가 불분명할 때에는 혈액으로 유전자·항체 검사를 실시, 진단에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5회에 걸친 검사에서 음성, 양성, 판단불가 등을 나타낸 성남의 7세 아동 의심환자는 혈액에서도 메르스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또 완치자의 혈청을 중증환자에 투여하는 혈장치료법을 시행할 때에도 투여에 앞서 기증자의 혈액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제거됐는지 확인하면 치료의 안전성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 교수는 “혈액검체 유전자 검사는 현재의 메르스 확진법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보완하는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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