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비상] ‘금리 역전’… 속앓이하는 안심대출자

[메르스 비상] ‘금리 역전’… 속앓이하는 안심대출자

이유미 기자
입력 2015-06-12 23:52
수정 2015-06-13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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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여파 기준금리 인하 파장

인기리에 완판(완전판매)된 안심전환대출 고정금리가 조만간 대부분의 일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보다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로 내려가면서 변동금리도 연동해 내려갈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정부 말만 믿고 일찌감치 고정금리로 갈아탄 고객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최저 요율은 연 2.54~2.8% 수준이다.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분(0.25% 포인트)이 반영돼 코픽스(시중은행 변동금리 잣대인 자금조달비용지수)가 0.1% 포인트 내려간다고 가정하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44~2.7%가 된다. 올해 3월 24일부터 열흘간 33만명에 26조원이 나간 안심대출의 고정금리는 연 2.65%(기본형)다. 안심대출은 원리금을 함께 갚아야 하는 대신 금리 수준을 파격적으로 끌어내려 돌풍을 일으켰다.

금리 ‘역전’이 가시화되자 일부 안심대출 고객들은 “이자에 원금까지 갚느라 부담스러운데 시중 금리가 금세 이렇게 떨어질 줄 알았으면 갈아타지 말걸 그랬다”며 후회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성급한 비교라고 반박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애초 안심대출을 준비할 때부터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면서 “연 2.65% 금리는 30년간 적용되는 고정금리”라고 강조했다. 당장은 변동금리가 더 쌀지 몰라도 언제 오를지 모른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에 단행된다고 하면 시중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30년간 2.6%대 고정금리 대출 상품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출시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렇더라도 4~5년 전에 고정금리로 갈아탄 대출자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년 전에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탔다는 김모씨는 “그때도 정부가 앞으로는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더 높다며 고정금리로 갈아타라고 연일 홍보했다”면서 “그 말을 믿고 5%대 고정금리로 전환했는데 불과 2년 새 (고정금리가) 2% 포인트나 떨어져 그동안 이자 손해만 얼마인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금융위는 2011년 7월부터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 방안의 하나로 고정금리 대출을 적극 권장해 왔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정부가 단기적인 안목에 기반해 정책을 내놓으면서 스스로 신뢰 기반을 갉아먹었다”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5-06-1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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