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직원 평가에 자산운용 수익률 반영” 신한銀의 속사정

[경제 블로그] “직원 평가에 자산운용 수익률 반영” 신한銀의 속사정

이유미 기자
입력 2015-03-22 23:52
수정 2015-03-23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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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중은행들은 닮고 싶은 ‘롤모델’로 항상 신한은행을 꼽습니다. 단지 신한이 현재 ‘리딩뱅크’여서는 아닙니다. 1982년 7월 재일교포들이 모여 출범했던 신한은 당시 명동에서 수레를 끌고 영업할 정도로 열악한 처지였습니다. 그런데 30년이 되지 않아 국내 선도은행이 됐습니다. 이런 까닭에 지금은 ‘금융권의 삼성’으로 불립니다.

투명한 회계 관리와 철저한 위험 관리는 신한의 강점이지만 좋게 얘기하면 마케팅 능력, 안 좋게 얘기하면 ‘포장 능력’도 경쟁사들이 따라가기 힘듭니다. 2011년 미국 월가에서 금융권을 향해 시위가 벌어진 이후 신한이 발 빠르게 ‘따뜻한 금융’을 그룹의 구호로 들고 나왔던 것이 대표적이죠.

올 3월부터는 고객의 자산운용 수익률을 직원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해서 다시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일부에서는 “쉽지 않은 시도인데 역시 신한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이번에도 특유의 포장 능력이 빛을 발했다고 보면 됩니다.

신한의 3년 만기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8.59%입니다. 수익률 1위인 국민은행(20.1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계열사인 제주은행(12.66%)에도 못 미칩니다. 낮은 수익률은 금융 상품의 선별 능력이 경쟁사에 비해 처지고 사후관리에 소홀했기 때문입니다. 신한의 2014년 말 판매 잔액 기준 상위펀드는 그동안 성과가 부진했던 중국 펀드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계열사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좋은 아침 희망 주식펀드1’의 3년 수익률(-11.66%) 역시 업계 최하위권입니다.

결국 직원 평가에 자산운용 수익률을 반영하겠다는 것은 저조한 수익률을 의식한 방어책인 셈이죠. 그런데 실제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습니다. 고액자산관리자(PB)와 PB센터, 일반 영업점에 대한 배점을 차별화했는데 일반 영업점 직원은 전체 인사고과 중 반영 비중이 0.2%에 불과합니다. 금융권에서 “배점이 너무 적어 대외 홍보용 생색내기 수준”이라고 하는 까닭입니다.

그래도 기대를 저버리긴 이릅니다. 신한은 최근 조용병 행장이 취임했습니다. 금융투자시장에서 잔뼈가 굵었던 조 행장이 초라한 자산운용수익률 개선을 위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사뭇 기대가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2015-03-2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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