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립, 빵값 전격 인상…포장만 바꿔

삼립, 빵값 전격 인상…포장만 바꿔

입력 2013-03-05 00:00
수정 2013-03-0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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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7.7∼12.5% 인상식자재용도 10% 올릴 듯…베이커리로 번지나

밀가루 가격 인상에 따라 초미의 관심사였던 빵값 인상이 시작됐다.

빵은 대표 간식일 뿐 아니라 식사 대용 식품이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PC의 삼립식품은 지난달 21일 제품 66종의 가격을 인상했다.

초코롤케익 등 54종은 800원에서 900원으로 12.5% 올랐다. 행복가득 꿀카스테라 등 12종은 2천600원에서 2천800원으로 7.7% 인상됐다.

삼립측은 “적자 품목의 가격을 합리화한 것”이라며 “서민생활에 밀접한 식빵과 크림빵은 값을 동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부응하려 노력했지만 작년 영업이익률이 1.5%에 그쳐 부득이하게 값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삼립은 편의점에 공급하는 빵의 경우 언론 보도가 나오자 인상을 보류했다.

그러나 가격 인상은 시간 문제다. 앞서 가격을 올리지 않은 업체의 경우 이달 21일자로 인상하겠다고 통보를 받은 곳도 있다.

삼립은 앞서 일부 대형마트에 공급하는 빵 값을 작년말 이미 10∼15%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상을 두고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삼립은 제품값을 올리면서 제품명과 포장을 일부 바꿔 새 상품처럼 공급했다. 중량 등 내용물은 변화가 없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를테면 제품명을 ‘해피 플러스’에서 ‘행복 가득’, ‘바로 토스트’에서 ‘바로 그대로 토스트’로 바꾸는 식”이라면서 “가격 인상이 아닌 리뉴얼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있어서 가격을 올릴 때 업체들이 종종 이용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빵값 인상폭에 대해서도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2월 동아원(8.7%)과 CJ제일제당(8.8%)에 이어 지난 1월 대한제분(8.6%)이, 지난달에는 삼양사(8∼9%)가 밀가루 가격을 연이어 올렸다.

이 때문에 제빵·식품업체는 원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많은 가공식품 업체가 이미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그러나 한국제분협회와 시민단체 등은 밀가루 값이 8% 오를 경우 빵 가격 상승 요인은 0.7%에 불과하다는 정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번 밀가루값 인상폭을 2010년 기준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에 있는 빵·과자류 생산가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9.1%)에 적용한 수치다.

빵이 들어가는 식품 가격도 들썩일 태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립은 식자재로 납품하는 빵도 이달 중 약 10% 인상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스트푸드 업체와 커피숍 등에 공급하는 햄버거나 샌드위치용 빵이 해당된다. 이에 따라 관련 식품 가격이 연쇄 상승할 소지도 충분하다.

베이커리 빵값도 불안하다.

SPC는 아직 파리바게뜨의 빵 출고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지난달 인상할 계획이었으나 사회분위기를 고려해 가격 인상을 무기한 보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파리바게뜨 매장들은 올해 1월1일자로 일부 제품 판매 가격을 소폭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파리바게뜨의 경우 최종 판매가격은 점주들이 정한다. 그러나 본사가 내려 보낸 권장소비자가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어 실제 판매가가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바게뜨에는 이미 지난달 1일부터 가격 인상분이 적용된 밀가루(대한제분·동아원)가 공급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최근 봇물 터지듯 오르는 식품 가격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취임 후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가공식품 등 생필품 가격이 한꺼번에 오르는 것을 지적하며 부당한 인상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날 열린 물가관계부처 회의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은 가공식품 업체의 편법 가격 인상에 강력히 대처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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