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인천터미널서 ‘불편한 동거’?

롯데·신세계, 인천터미널서 ‘불편한 동거’?

입력 2012-09-28 00:00
수정 2012-09-2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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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 새 주인에 롯데 유력…입점중 신세계와 갈등 소지

롯데쇼핑이 인천종합터미널의 새 주인이 될 전망이다.

이 터미널은 신세계가 2017년까지 장기 임대 계약을 맺고 백화점을 운영 중인 곳으로 매각이 성사될 경우 ‘유통 맞수’ 간 갈등이 예상된다.

인천시는 27일 재정난 타개를 위해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및 건물을 롯데쇼핑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가격은 8751억원으로, 롯데쇼핑은 오는 12월 본계약을 맺고 내년 1월 31일까지 대금을 완납하기로 했다.

매물은 인천터미널과 신세계백화점 일대 땅 7만 7815㎡와 건물(연면적) 16만 1750㎡가 포함된다. 롯데쇼핑은 이 일대를 백화점과 마트, 디지털파크, 영화관 등이 결합된 복합단지로 개발, 롯데타운화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지난 8월부터 증권사, 신탁사, 자산운용사, 유통사 등 159개 업체에 매수의사를 타진, 이 중 6개 업체가 참여 의사를 밝혔고, 최종적으로 롯데쇼핑이 매수자로 낙점됐다.

문제는 이곳에 신세계백화점 점포 가운데 매출 3위를 자랑하는 인천점이 있다는 것. 신세계백화점은 인천시와 2017년 11월까지 20년 장기 임대 계약을 맺고 인천점을 15년째 운영 중이다. 게다가 기존 점포 옆에 새로 증축한 매장(연면적 1만 6500㎡)은 2031년 3월까지 사용할 수 있게 돼 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롯데에 허를 찔렸다고 분석한다. 만약 롯데가 예정대로 인천종합터미널을 인수하고, 신세계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영업을 할 경우 롯데타운 내 노른자위 지역에 신세계 백화점이 영업을 하는 ‘불편한 동거’가 이뤄지게 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임대계약 종료일까지 영업권이 유효하기 때문에 롯데가 터미널을 인수하더라도 롯데의 백화점 영업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사업 조건이 맞아 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일 뿐”이라며 “인천시에서 신세계와도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터미널 전체가 아닌 인천점 부지만 사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대한통운 인수 때도 신세계 광주점이 있는 광주터미널이 매각 대상에서 제외되자 롯데가 인수전에서 빠졌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전혀 예상치 못했다. 상도의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신세계는 일단 본계약 성사 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12-09-2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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