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매출 45조… ‘수출기업 꿈’ 영글다

에너지 매출 45조… ‘수출기업 꿈’ 영글다

입력 2011-06-20 00:00
수정 2011-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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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울산CLX 석유사업 수직계 열화 20년

지난 17일 SK그룹의 울산콤플렉스(CLX). 서울 여의도 면적의 2.5배 크기인 총 826만㎡(250만평)의 부지는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 기지로 설계돼 있다는 인상을 줬다. 저가의 벙커C유를 분해해 가솔린, 디젤 등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을 뽑아내는 ‘지상 유전’인 중질유 분해공장부터 에틸렌 생산시설 등 총 50개의 단위 공장과 원유저장시설, 수출 부두 등 수직계열화 설비가 촘촘히 배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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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의 석유수출팀 직원이 지난 17일 SK전용 부두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30만 배럴의 항공유 선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의 석유수출팀 직원이 지난 17일 SK전용 부두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30만 배럴의 항공유 선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울산CLX의 하루 원유 정제 능력은 84만 배럴. 단일 규모로 국내 최대 수출 기지이다. 이는 전 국민에게 1ℓ짜리 생수를 3병씩 공급할 수 있는 양으로 전체의 60%가 해외로 수출된다. 이날도 제6부두에 정박한 중국 선박에는 30만 배럴의 항공유가 선적되고 있었다. 22척의 대형 유조선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8개의 전용 부두에서는 하루 평균 50만 배럴의 석유 제품이 유럽,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각국으로 수출된다. 정대호 석유출하팀장은 “국내 하루 소비량이 200만 배럴인 점을 감안하면 수출량은 전체의 25%에 해당한다.”며 “하루에 2척꼴로 연간 750척의 유조선이 접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서쪽 평야 지대에 자리잡은 34개의 원유 저장탱크에는 산유국에서 들여온 원유 2000만 배럴이 저장돼 있다. 탱크 하나의 지름만 100m, 높이는 27m로 서울의 장충체육관보다도 크다는 설명이다. SK가 현재 전 세계에서 확보한 지분 원유량도 전 국민이 8개월 동안 쓸 수 있는 5억 3000만 배럴에 이른다.

SK그룹의 울산CLX는 1991년 6월 원유에서 섬유까지 석유 완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지 올해로 만 20년을 맞았다. SK를 수출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최태원 회장의 꿈도 그 20년 사이에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이다.

1991년 당시 매출 4조원, 수출 1조원에 불과했던 SK의 석유화학 사업은 2005년을 기점으로 환골탈태했다. 그해 매출 20조원에 수출 10조원(50%)으로 처음 수출주도형 기업으로 전환한 에너지 부문은 지난해 매출 45조 8669억원, 수출 27조 7208억원(60.3%)을 차지했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11배, 수출은 27배나 늘었다.

최 회장은 그러나 이제 ‘스타트’ 플레이어에 불과하다며 고삐를 죄고 있다. 올해 초부터 중동과 중남미, 호주를 잇는 해원 자원개발에 전력하며 국외 자원개발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룹 내 유일하게 공동 대표를 맡은 계열사도 SK이노베이션이다. 최 회장은 “수직계열화가 내수에서는 완성됐지만 글로벌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지난해 처음으로 자원개발에 1조 3000억원을 쏟아부으며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자원개발 매출의 1조원 돌파도 확실시되고 있다. 이만우 SK㈜ 브랜드관리실장은 “지난 1분기에만 자원개발 매출은 2778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58%에 달해 그룹의 확실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잡았다.”며 “전기차 배터리부터 천연가스, 신재생에너지 등 모든 에너지군에서 SK는 수직계열화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2011-06-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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